원래 영화제작을 목표로 설립된 제작사 돌고래유괴단은 기존 업계의 작법을 전복하는 광고 제작으로 유명세를 탄 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콘텐츠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정형화된 틀을 깨고 도전적인 마케팅을 원하는 기업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름이면서, 뉴진스의 <Ditto> <OMG>와 조용필의 <그래도 돼> 뮤직비디오를 연출해 화제가 됐고, 웹드라마(<고래먼지>)와 단편영화(<잠은행> <만주>)도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폰 광고이면서 뮤직비디오였던 뉴진스의 <ETA>처럼 단일한 정체성으로 규정할 수 없는 영상이 기획되기도 한다. 신우석 돌고래유괴단 대표가 연출한 신세계의 연말 캠페인 <Hello, New Santa>는 10여분의 단편영화다.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가 새로운 산타클로스 얼굴로 캐스팅됐다. 신세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해킹한 산타클로스로 위장해 프로젝트를 예고하고 본편 영상을 신세계백화점 본점 미디어 파사드에서 상영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광고를 진행 중이다. 11월4일과 6일 양일에 거쳐 <Hello, New Santa>의 촬영 현장에 <씨네21>이 다녀왔다. 장소 이동이 잦고 영화 현장에서도 보기 힘든 거대 장비들이 동원되며 CG 작업 분량도 상당한데 이 모든 촬영을 3회차 안에 끝내는 풍경이 낯설면서 흥미진진했다. 광고 같지 않은 광고로 필드에 기분 좋은 균열을 냈던 돌고래유괴단은 그들이 다져온 독특한 방식으로 단편영화를 만들고 있었다. 이를 영화계 밖에서 감지된 돌출 내지는 변화라고 할 수 있을까?
신우석 감독은 이미 양조위라는 표상으로 그리스신화를 재해석하며 영화미학에 가닿고자 한 <Cool With You>를 연출한 적이 있다. 이들이 만드는 작업물은 원래부터 현대영화의 범주에 포함돼 있었다. <씨네21>이 담은 <Hello, New Santa> 촬영장의 풍경은 경계를 지우고 형식을 확장하는 영상산업의 현재를 보여줄 것이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Hello, New Santa> 촬영장 비하인드와 신우석 감독 인터뷰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