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현우, 사진제공|(주)스마일이엔티순하고 귀여운 배우 이현우는 잊어라. 서늘한 얼굴로 관객을 마주한다. 영화 ‘원정빌라’(감독 김선국)로 스릴러에 도전하며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아직은 제가 하고 싶은 배역이나 작품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에요. 그래서 스스로 계속 찾아나가고 도전해가야하는데, 연극과 독립영화를 해도 연기적 갈증이 생기던 시점이었죠. 기회가 온다면 주연을 맡아보고 싶은 욕심도 많았을 때였고요. ‘원정빌라’ 주현 역이 제안왔을 땐 그 많은 갈증이 충족되어 선택했죠. 이 작품을 찍은 이후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현우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원정빌라’서 문정희, 방민아와 호흡한 소감, 그리고 배우로서 고민과 극복법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줬다.
배우 이현우, 사진제공|(주)스마일이엔티■“10년 전 ‘인기가요’ 더블 MC였던 방민아, 굉장히 든든했죠”
‘원정빌라’는 교외의 오래된 빌라, 어느 날 불법 전단지가 배포된 후 이로 인해 꺼림칙하게 된 이웃들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는 청년 ‘주현’의 이야기를 그린 현실 공포다. 문정희, 방민아 등과 함께 호흡했다.
“문정희 선배와 작업은 진짜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재밌었고 많은 걸 배웠죠. 본래 선배 성격도 밝고 좋거든요. 그런데 캐릭터로 몰입할 땐 실제로 무섭다고 느낀 적이 2-3번 있었어요. 그러니 저도 현장에서 더 집중해서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줘 감사했죠.”
‘원정빌라’ 한 장면.방민아와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10여년 전 SBS ‘인기가요’ 남녀MC로 진행을 맡았던 것. 오랜 시간 후 MC가 아닌 배우 대 배우로 만나 뿌듯했다는 그다.
“10여년간 자주 연락하진 않아도 친밀감이 남아있던 사이라 오랜만에 봤을 때에도 어렵지 않게 느껴졌어요. 현장에서 더 편하게 맞춰가고 만들어갔죠. 의지가 많이 됐던 친구예요. 그러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10년 전엔 그 친구가 아이돌이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 배우로 만난 게 ‘우리 참 잘 버텼구나’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대견하더라고요. 그리고 배우로서 방민아는 어떨지 궁금했어요. 함께 해보니 자신의 몫을 잘 지키고 해나가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제가 오히려 더 든든했죠.”
배우 이현우, 사진제공|(주)스마일이엔티■“한때 연기 슬럼프, 전역 후 감사함 깨달았어요”
벌써 데뷔 20주년이다. 아역으로 데뷔한 뒤 한눈 팔지 않고 묵묵히 걸어왔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렀을까 싶어요. 그래도 내가 지금 연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잘 해왔고 견뎌왔다고 격려해주고 싶고요. 앞으로 10년 후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좀 더 부지런해져서 스스로 삶에 책임감을 더 느끼고 살았으면 해요.”
물론 슬럼프도 그를 찾아왔다.
“한때 너무 위축되고 한계에 부딪힌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연기하는 게 재미없을 정도로 많이 다운됐고 스트레스도 많았죠. 그래서 군대도 갑작스럽게 갔고요. 이런 마음으론 아무것도 못하겠다 싶었거든요. 하지만 군생활이 제겐 전환의 계기가 됐어요. 전역하고 나선 감사하게도 한 작품 한 작품 단계를 밟아갈 수 있었고, 뭔가 도전하고 많은 걸 깨달으면서 그래도 옛날보다는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게끔 되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꿈도 다시 꾸고 있다.
“소박하지만 거창한 꿈이 있어요. ‘좋은 배우’가 되는 거예요. ‘좋은 배우’가 어떤 건지 아직 정의를 내리진 못했지만,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나아가 할리우드 시스템도 경험해보고 싶다는 구체적인 생각도 있어요. 우리나라와 어떻게 다른 시스템일지, 한번 겪어보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