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혜교가 1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검은 수녀들’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배우 송혜교가 ‘장르물 여신’ 타이틀을 노린다.
그는 지난해 처절한 복수극을 담은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를 성공으로 이끈 뒤 차기작으로 오컬트 영화 ‘검은 수녀들’를 택했다. ‘검은 수녀들’은 송혜교가 데뷔 이후 28년 만에 택한 첫 오컬트 장르이자 2014년 ‘두근두근 내 인생’ 이후 10년 만의 한국 영화 복귀작이기도 하다.
내년 1월 24일 극장에 걸리는 영화는 지난해 ‘파묘’로 1000만 감독 반열에 오른 장재현 감독의 데뷔작인 ‘검은 사제들’의 스핀오프로,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려는 수녀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제만 구마(驅魔) 의식을 할 수 있는 가톨릭 교리에 따라 구마가 허락되지 않은 수녀들이 금지된 의식에 나선다는 차별화된 설정이 흥미를 자극한다. ‘카운트’, ‘해결사’ 등을 만든 권혁재 감독이 연출했다.
배우 이진욱, 송혜교, 전여빈, 문우진이 1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검은 수녀들’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송혜교는 1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전작인 ‘더 글로리’로 큰 사랑을 받아서 (차기작 선택에)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더 글로리’로 장르물을 처음 나서 새로운 연기가 재밌어졌고, 차기작 대본도 장르물 쪽으로 더 많이 보게 됐다. 그렇게 만나게 된 게 바로 이번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그는 거침없는 성격에 돌발행동을 일삼아 교단에서도 요주의 인물로 꼽히는 유니아 수녀 역을 맡았다. 언제 올지 모르는 구마 사제를 기다리기엔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판단하고 소년을 살리겠다는 의지 하나로 허락되지 않은 구마 의식을 직접 치르기 위해 나서는 인물이다.
“힘을 주며 격한 감정 연기하다가 손발이 경직돼 굳는 경험”을 했을 정도로 쉽지 않은 도전을 했다는 송혜교는, 특히 “어려운 기도문 대사를 암기”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는 “촬영 전날까지도 자다가 갑자기 눈을 떠서 기도문을 읊어보고 혹은 이를 닦다가도,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다가도 읊어보기도 했다”고 돌이키기도 했다.
쉽지 않은 연기의 연속이었지만 그에게 가장 큰 힘을 준 이는 극 중 미카엘라 수녀 역을 맡은 전여빈이다. 전여빈을 “나의 구세주”라고까지 표현한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만나기 전에도 여빈 씨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었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나서 연기를 해보니까 제가 들었던 것보다 더 좋더라. 현장에서 제가 힘이 됐다고 하지만 저는 여빈 씨가 큰 힘이 됐다”라고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