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준, '변태' 오해 받을 우려 감수했다…"밤 12시 사람 구경, 재밌어" [인터뷰②]

[텐아시아=김지원 기자]이희준 /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이희준이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속 콧수염 분장 비하인드를 밝혔다.

23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에 출연한 배우 이희준을 만났다.

'보고타'는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 분)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분), 박병장(권해효 분)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희준은 한인 밀수 시장의 2인자이자 통관 브로커 수영을 연기했다.

이희준은 짙은 콧수염, 구릿빛 피부로 캐릭터의 야망가적 면모와 현지화된 모습을 표현했다. 콧수염은 실제 자신의 수염을 기른 건 아니고 분장한 것이라고. 이희준은 "콧수염 밀도가 높지 않나. 그때는 몰랐다. 좀 밀도를 줄였어야 했나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영화 속 자신의 모습을 언급했다. 이어 "저는 테스트할 때 어색하다고 생각했지만 감독님, 스태프들이 다 좋다고 해서 했다. 제 실제 콧수염과 비교해보면 밀도가 높은 편이라, 다시 한다면 밀도를 낮추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또한 "많은 콜롬비아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보다 수염을 기르는 편이더라. 멀끔하게 보이는 것보다 현지에 적응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까"라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를 낸 부분이 있냐는 물음에 "가위로 수염을 다듬는 장면"이라며 "그런 장면이 한 번 나와야 내가 얼마나 애착이 있는지 담길 것 같았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세히 보면 수염을 건들진 않는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분장하는 데 망설임은 없었냐는 질문에 이희준은 "배우로서 관찰을 좋아하는 편이다. 어떤 역할 맡으면 '이 인물은 어떤 사람과 비슷할까' 생각하는 걸 즐긴다. 대본을 받으면 그런 사람이 있을 법한 곳으로 서치 여행 같은 걸 재밌게 떠난다"라고 답했다. 이어 "내년에 할 넷플릭스 '악연'에서는 패륜아다. 거의 양아치다. 그런 친구들을 찾을 수가 없어서 갑자기 밤 12시에 미아삼거리에 갔다. 와이프한테 '조사 좀 하고 오겠다' 그랬다. 그런 곳에 가서 사람들 힐끗힐끗 구경하면서 찾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변태같기도 한데 재밌다. 직접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은 온라인으로도 찾아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보고타' 때는 "유명한 언론인들이나 말을 잘하는 'E성향'의 사람들을 찾아보고 관찰했다"고 덧붙였다.

'보고타'는 오는 3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