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 영화의 위기,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영화진흥위원회는 17일 '2024년 11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체 매출액은 662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5%(70억원) 감소했고, 전체 관객수는 700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5%(65만명) 줄었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위키드'(존 추 감독)와 27일 개봉한 '모아나2'(데이브 데릭 주니어 감독) 등 할리우드 가족영화의 강세가 나타났지만, 11월 전체 매출액과 관객수가 전년 대비 저조했다. 1월부터 11월 전체 누적 매출액은 1조 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70억원) 감소했고, 누적 관객수는 1억 1012만명으로 1.6%(169만명)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11월 전체 흥행 1~2위를 차지한 작품은 가족 관객을 동원한 '위키드'와 '모아나2'. 북미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두 작품은 11월에 이어 12월 초까지도 흥행을 이어나갔다. '위키드'는 11월 한 달간 106억원의 매출액(관객 수 107만명)을 기록했고, '모아나2'는 84억원의 매출(관객수 93만명)을 올렸다.
11월 외국 영화의 매출액은 41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8%(96억원) 증가한 가운데 외국 영화 관객 수는 31.1%(103만명) 증가한 436만명으로 나타났다. '위키드' '모아나2'와 같은 가족 영화 외에도 '글래디에이터 Ⅱ'(리들리 스콧 감독)와 '베놈: 라스트 댄스'(이하 '베놈3', 켈리 마르셀 감독) 또한 11월 전체 흥행 3~4위에 오르며 11월 극장 흥행을 견인했다. 11월 외국 영화의 매출액과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뿐 아니라 직전 월인 2024년 10월에 비해서도 약 30%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외국 영화의 강세였던 11월 극장가, 한국 영화는 '청설'(조선호 감독, 무비락 제작)과 '히든페이스'(김대우 감독, 스튜디오앤뉴 제작)가 11월 전체 흥행 5~6위에 올랐다. '청설'은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청춘 로맨스 영화로, 매출액 71억 원(관객수 76만명)을 올리며 한국 영화로는 11월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김대우 감독의 '히든페이스' 또한 동명 제목의 콜롬비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스릴러 작품이었다. '히든페이스'는 11월 한 달간 매출액 61억원(관객수 65만명)을 기록했다.
이렇듯 한국 영화에서는 원작이 있는 리메이크 작품들의 개봉이 붐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는 올해 극장가에서 전반적으로 보인 경향 중 하나이다.
11월 한국 영화 매출액은 24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0.2%(165억원) 감소했고, 한국 영화 관객 수는 263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9.0%(168만명) 줄었다. 매출액 기준 11월 한국 영화의 점유율이 37.1%를 기록했고 올해 6~7월과 더불어 외국 영화가 매출 및 관객 점유율에서 한국 영화를 앞선 달이 되었다. 풋풋한 청춘 로맨스 '청설'부터 청소년관람불가 스릴러 '히든페이스' 등 다채로운 장르의 한국 영화들이 개봉하는 등 개봉 편수 자체는 적지 않았으나, 직전 월인 10월에 이어 저조한 흥행이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