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6일 오전 서울 용산 CGV에서 진행된 영화 '검은 수녀들' 제작발표회에서 송혜교가 새침한 표정을 짓고 있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배우 송혜교의 딥한 변신이 시작된다.
16일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검은 수녀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송혜교, 전여빈, 이진욱, 문우진, 권혁재 감독이 참석했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544만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 '검은 사제들'의 두 번째 이야기다.
이날 송혜교는 '더 글로리'로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다음 작품이 조금 부담된 건 사실"이라며 "'검은 수녀들'과 인연이 된 것 같다. '더 글로리'에서 장르물을 연기하고, 새로운 연기들이 재밌어졌다. 시나리오나 대본을 볼 때도 장르물을 많이 봤다. 그렇게 만난 게 '검은 수녀들'이다. 연기하면서 또 다른 제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2024년 12월 16일 오전 서울 용산 CGV에서 진행된 영화 '검은 수녀들' 제작발표회에서 송혜교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송혜교는 극 중 유니아 수녀에 대해 "저돌적인 성격이다.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말도 거칠고 수녀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도 하지만, 굳건한 진심이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촬영을 하며 손발이 굳기까지 했다는 송혜교는 "악령과 싸우며 감정이 격해지다 보니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어느 순간 경직된 경험이 있다. 늘 연기가 어려운데 이번 작품 역시 어려웠고, 도전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송혜교는 "전여빈 캐스팅이 너무 좋았다"며 "꼭 한번 작품에서 만나고 싶었다. 저랑 친한 배우들이 여빈 씨랑 친하다.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 현장에서 만나니 들었던 것보다 좋더라. 저에겐 여빈 씨가 큰 힘이 됐다. 전여빈은 나의 구세주다. 미카엘라가 없으면 유니아는 무엇이든 혼자 할 수 없었을 거다"고 전했다.
2024년 12월 16일 오전 서울 용산 CGV에서 진행된 영화 '검은 수녀들' 제작발표회에서 전여빈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미카엘라 수녀를 연기한 전여빈은 "정신의학과 의사인 동시에 바오르 신부(이진욱)의 제자다. 신부님과 같이 부마를 부정하지만 내면에 흔들리는 난제가 있다. 그러던 중 유니아 수녀를 만나고, 도움을 부탁받는다. 외면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호기심에 사로잡히며 한 소년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유니아에게 받는 에너지, 환경으로부터 받는 에너지의 발산이 눈빛, 몸의 떨림, 텐션감으로 보여질 거라 생각한다. 제일 힘이 됐던 건 혜교 선배의 눈빛이다"고 설명했다.
전여빈은 송혜교에 대해 "어릴 때부터 선망의 여신이었다. 닮고 싶고 꼭 만나고 싶은 선배였다. 너무 감명 깊게 본 후배이자 시청자로서 시상식에서 인사 한번 드리고 싶어서 기다리곤 했다. 그 정도로 애정이 컸다. 현장에서 '나의 유니아'라고 불렀다. 인생에 소중한 친구들을 그렇게 부른다. 현장에서 혜교 선배의 존재가 따듯한 등불 같았다. 조용한 카리스마로 모두를 품어줬다. 관객 여러분도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의 유니아'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진욱은 바오르 신부에 대해 "구마가 신의 법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그러다 결국 의술도 신이 준 것이기 때문에, 그게 안 통한다면 구마를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서 "아주 어릴 때 사제를 꿈꾼 적이 있다. 커가면서 정말 힘든 일이구나 알게 됐다. 사제복을 입으면 묘하게 남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지더라"고 밝혔다.
2024년 12월 16일 오전 서울 용산 CGV에서 진행된 영화 '검은 수녀들' 제작발표회에서 이진욱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2024년 12월 16일 오전 서울 용산 CGV에서 진행된 영화 '검은 수녀들' 제작발표회에서 문우진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연기한 문우진은 "시나리오를 읽고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 선배가 떠올랐다. 워낙 좋은 연기 보여줬기 때문에 저도 부담을 안고 연기 시작했다. 중학생 희준이 악령이 들렸을 때, 중학생답지 않고 성인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싶었다. '검은 수녀들'이 오컬트 장르의 한 역사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검은 수녀들' 촬영 기간과 학교 시험기간이 겹쳤다는 문우진은 앞서 반 1등, 전교 6등 성적표를 인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문우진은 "연기하면서 대본을 많이 외운 게 공부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송혜교는 "너무 신기했다. 시험기간에 저랑 힘든 신을 찍고 있었는데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공부하고 새벽에 가서 공부한다고 하더라. 결과까지 좋으니 그게 너무 신기하더라. 전 그런 적이 없다"며 웃었다.
끝으로 곽 감독은 "대본을 휩쓸리듯 읽었다. 얼얼한 여운이 있었다. 배우, 스태프들의 좋은 에너지를 받아 '검은 수녀들'만의 것을 만들 수 있었다. '검은 사제들'을 연출한 장재현 감독님과 전화도 했는데, 응원해 주셨다. 영화가 개봉하면 장재현 감독을 비롯한 감독님의 수많은 팬들께도 자연스럽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검은 수녀들'은 내년 1월 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