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성공 후 차기작 선보이는 송혜교
10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 '검은 수녀들'
"전여빈은 나의 구세주, 혼자 할 수 없었다"송혜교 /사진=변성현 기자지난해 넷플릭스 '더 글로리'를 통해 자신의 한계란 없다는 것을 증명한 배우 송혜교가 영화 '검은 수녀들'로 10년 만에 스크린 복귀에 나섰다.
내년 1월 24일 개봉 예정인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15년 개봉해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며 544만 관객을 사로잡은 ‘검은 사제들’의 두 번째 이야기로, 구마가 허락되지 않은 신분의 수녀들이 금지된 의식에 나선다는 차별화된 설정으로 이목을 끈다.
송혜교는 '더 글로리'에서 학폭 피해자 문동은 역으로 변신해 날이 선 연기를 선보였다. 그런 그는 '검은 수녀들'에서 어떠한 방법으로도 해결되지 못한, 강력한 고통에 휩싸여 있는 소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유니아 수녀’로 분했다.
전여빈, 송혜교 /사진=변성현 기자16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송혜교는 '더 글로리'를 언급하며 "너무 큰 사랑을 받아 어떤 작품을 해야 할까 다음 작품이 부담이 된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르물을 연기하고 그런 연기가 재밌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후 시나리오를 볼 때 장르물을 더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송혜교는 '검은 수녀들'을 '인연'이라고 했다. 그는 "또 다른 내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MC 박경림이 '장르 여신'에 도전할 것이냐고 질문하자 "많이 모자라겠지만 앞으로 장르 여신이 될 수 있게 열심히 할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죄 많은 소녀'로 주목을 받은 뒤 드라마 '빈센조', '멜로가 체질', 영화 '낙원의 밤', '거미집'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캐릭터를 소화해낸 전여빈은 이 영화에서 유니아(송혜교) 수녀를 도와 검은 수녀가 되기로 결심하는 ‘미카엘라’ 수녀 역을 맡았다.
전여빈 /사진=변성현 기자송혜교에 대해 전여빈은 "학창 시절부터 선망의 여신이었다. 닮고 싶고 만나고 싶은 배우였다"고 고백했다. 이어 "선배가 청룡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았을 때 시청자로서 인사드리고 싶어 선배를 기다리기도 했다. 선배에 대한 애정이 컸는데 이번에 만날 수 있어 좋았다"고 팬심을 드러냈다.
그는 '검은 수녀들' 촬영 현장에서 송혜교를 극 중 이름을 사용해 '나의 유니아'라고 부른다고. 전여빈은 "인생의 소중한 친구들에게 나의~OO 라고 부르는데 혜교 선배는 등불 같은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인정할 것 같다. 굳건히 서 있는 조용한 카리스마로 모두를 품어주는 사람"이라며 "관객들도 마지막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나의 유니아'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전여빈의 '팬심' 고백에 송혜교도 화답했다. 그는 "전여빈은 나의 구세주"라며 "미카엘라가 없었으면 유니아는 혼자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여빈의 캐스팅 소식을 들은 후 기뻐했다면서 "개인적으로 작품에서 만나고 싶었는데 주변 친한 배우들이 전여빈과 친해서 항상 좋은 얘기도 많이 들었다"며 "현장에서 같이 연기하니 들었던 것보다 더 좋았다. 전여빈은 제가 힘이 됐다고 하지만 제가 더 힘이 됐다"고 칭찬했다.
최근 '스위트홈' 시리즈와 '이두나!'에서 활약한 데 이어 '오징어 게임' 시즌 2 출연으로 화제가 된 배우 이진욱은 소년을 의학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정신의학과 전문의 ‘바오로 신부’ 역을 맡았다.
그는 "오컬트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라며 "기회가 되면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하고 싶었는데 믿음직스러운 팀 덕에 묻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어린 시절 사제를 꿈꿨다고 밝힌 이진욱은 "사제복을 입으니 묘하게 남의 이야기가 듣고 싶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부마자 희준 역엔 문우진이 이름을 올렸다. 문우진은 "캐스팅 때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검은 사제들' 박소담 배우가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무래도 워낙 좋은 연기를 보여주셨으니까 그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고민 걱정이 많았고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악령이 들렸을 때 중학생답지 않은 성인 연기를 보여드리면 어떨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문우진은 학교 성적이 반 1등, 전교 6등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촬영 때 시험 기간이었는데 선배들이 약도 챙겨주셔서 감사했다"며 "선배들 응원 덕이었다. 연기 하면서 대본을 많이 외운 게 암기력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송혜교는 "시험 기간에 제일 힘든 신을 찍었는데 촬영 쉴 때 공부하고 새벽에 잠도 못 자고 공부한다더라. 결과까지 그러니 너무 신기했다. 저는 그런 적이 없었다. 문동은만 그렇게 했다"며 기특해했다.
송혜교는 이번 작품에 임하며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기도문을 외우며 악령과 싸우는 신"이라고 답했다. 그는 "감정도 대사도 놓치면 안 됐다. 는 뜨면 읽고 샤워하거나 설거지하다가도 읽고, 순간순간 툭 튀어나올 수 있게끔 했다"고 떠올렸다.
"늘 연기가 어려웠지만 도전이었다"는 그는 악몽에 시달리고 손발이 굳기도 했다며 "악령과 싸우며 몸에 힘을 많이 주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경직된 순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구마 의식은 송혜교가 꼽은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그는 "감정을 끌어 올리기 위해 한 계단 한 계단 잘 올라가고 있나 그런 것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며 "감정적,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연출을 맡은 권혁재 감독은 "전작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장재현 감독도 전화 통화로 응원해 주셨다"고 했다.
관전 포인트에 대해 권 감독은 "수녀들이 구마를 하는 것은 금지된 것인데 이 지점이 신선할 것"이라며 "금지된 자들이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한 소년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데 구마 의식에 의외의 장면도 추가돼 신선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