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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넘겼더니…천만 영화 2편, 갈 길 멀었다 [2024 영화계 결산]

원천:3377TV   출시 시간:2024-12-28
팬데믹 이후 영화계 불황 계속
'파묘', '범죄도시2' 이후 천만 부재
"영화관 가는 것, 이벤트 된 시대"
사진=쇼박스 영화 '파묘' 보도스틸팬데믹을 힘겹게 견뎌낸 영화계. 올초 '파묘'와 '범죄도시4'라는 두 편의 천만 영화가 나와 팬데믹 이전의 활기를 되찾으리라는 기대감이 부풀었으나 결국 침체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극장 관객 2억명(2013년)이었던 시대가 있었다. 2024년 극장 전체 관객 수는 6943만 명. 지난해보다 늘었으나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는 멀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한국 장편상업영화는 지난 11월까지 총 461편이 개봉했다. 그 중 손익 분기점을 넘은 영화는 9편, 누적 관객 수 100만 명을 넘은 한국 영화는 14편에 그쳤다. 각각 10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파묘', '범죄도시4'에 이어 조정석 주연의 '파일럿'이 471만 명, '탈주' 256만 명, '핸썸가이즈' 117만 명 등이다.

외화의 경우 메가 히트작이 부재했지만 100만~300만명을 넘긴 작품들이 많았다. '인사이드아웃2'(879만 명)은 올해 박스오피스 3위, '웡카'(353만 명)는 6위, '듄: 파트2'(2010만명) 8위, '에이리언: 로물루스'(200만명) 9위, '데드풀과 울버린'(197만명) 10위였다.

배우 마동석이 '범죄도시4' 무대인사에서 관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1
이처럼 올해 영화계는 천만 영화와 중급 영화가 공존하며 다양한 장르가 돋보였지만 여름 성수기 한국 대작 영화의 부재와 외국영화의 지속적인 악재가 두드러졌다. 특히 주요 배급사에서 주력으로 내세우는 텐트폴 영화가 없이 여름 시장이 지나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과거 중점적으로 여겨지던 영화의 개봉 시기라는 시즌성이 약화되고 영화 콘텐츠 자체의 중요성이 강조된 사례가 늘었다. 또 기존에 주요 한국 영화 신작은 수요일 개봉하는 관례가 있었으나 변화된 영화 관람 경향으로 개봉 초반 흥행 성적이 좋지 않으면 주말 스크린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금요일 개봉하는 작품이 많아졌다.

팬데믹으로 창고에서 잠자고 있던 묵힌 영화들이 대거 개봉하는 모습도 보였다. 크랭크업 4년 만에 개봉한 '원더랜드', '소방관', 6년 만에 개봉한 '더러운 손에 손 대지 마라' 등이다.

'원더랜드'의 경우 김태용 감독의 연출에 탕웨이, 박보검, 수지, 정유미, 최우식 등 화려한 스타 캐스팅을 자랑했으나 62만 명의 관객만이 영화표를 끊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도 8만 명에 그쳤다. 하지만 '핸썸가이즈'는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이 됐고, 12월 개봉한 '소방관'은 누적 관객수 300만 명을 모으며 흥행하고 있다.

영화 '밤낚시' 주요 장면/사진=현대차
극장가에서는 불황의 고리를 끊기 위해 여러 시도를 계속했다. 푯값 1000~2000원대인 스낵 무비를 내놓은 것. 손석구가 제작하고 주연한 13분짜리 영화 '밤낚시'를 CGV가 1000원에 상영한 이후 비슷한 형식의 작품이 앞다퉈 극장에 걸렸다. 롯데시네마는 44분 길이의 공포 영화 '4분 44초'를 4000원에 상영하고 배우 김남길도 31분짜리 '문을 여는 법'을 제작해 선보이기도 했다.

숏폼 형식의 영화는 관객 수에 비해 매출액은 적어 극장 전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그럼에도 영화계에서 스낵 무비를 잇달아 선보이는 까닭은 관객의 극장 유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 역시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관객에게 극장만이 가지는 몰입감을 선사해 오프라인으로 영화를 보는 게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환기해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를 보러 가는 행위는 하나의 '습관'인데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극장으로 향하는 발길이 뜸해졌다"며 "스낵 무비는 관객이 부담 없이 영화 한 편을 보게 해 이런 습관을 다시 살리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확실한 팬덤을 대상으로 한 공연 실황이나 애니메이션 영화도 늘었다. 이는 변화된 홍보 트렌드를 반영하며 극장에서 충족할 수 있는 시청각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극장의 차별화 전력으로도 볼 수 있다. 최근 콘텐츠 소비자들은 구체적이고 전문화된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화의 홍보, 배급 혹은 기획 자체가 특정 관객층을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

국산 애니메이션 시리즈 '캐치! 티니핑'의 극장판 영화 '사랑의 하츄핑'은 손익분기점 50만 명을 돌파해 누적 관객 수 123만 5687명을 기록했다.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2024년 5월 서울월드컵경기장 공연 실황을 담은 '임영웅 |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지난 8월 개봉해 누적 35만 7638명의 관객을 동원, BTS의 콘서트 실황 영화를 누르고 역대 콘서트 실황 영화 1위에 올랐다.

한 엔터 업계 관계자는 "극장은 OTT 플랫폼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상영 환경을 극장에 제공함으로써 특수상영을 통한 공연 실황 영화 상영 등으로 관객의 극장 관람 경험의 만족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연 실황 영화가 걸리는 극장은 일반 상영관보다 관람 요금이 높음에도 관객의 소비 만족도가 높았다. 임영웅의 영화의 경우 특수 상영 매출 비중이 66.1%에 달했다.

가수 임영웅 / 사진출처. 임영웅 페이스북
재개봉 영화도 많았다. '노트북', '비긴 어게인', '비포 선라이즈', '비트', '태양은 없다', '해바라기', '레미제라블' 등 명작 영화가 수십 년 만에 극장에 걸렸다.

'핸썸가이즈', '파일럿' '청설', '히든페이스' 등 외국 작품을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영화가 잇따라 개봉하기도 했다. 완성도 높은 원작을 한국 정서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이, 완전히 새롭게 창작된 신작보다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리메이크작이 원작의 '이름값'에만 기대 모방하는 데 그칠 경우 오히려 관객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영화관에 가는 것이 '이벤트'가 된 시대가 왔다"며 "콘텐츠의 풍요 속에서 혁신적인 제작, 배급, 상영을 통해 극장 관람을 일종의 이벤트로 만드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특정 관객층의 타겟팅하고 영화 외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기존과 차별화된 극장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변화가 관객을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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