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서사, 확장된 스케일...성공적 업그레이드
긴장감 넘치지만 다소 과한 연출은 호불호 포인트
최승현, 극중 투약 장면...논란 소지 다분
12월 26일 넷플릭스 공개(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전 세계를 사로잡은 '오징어 게임'이 시즌2로 돌아왔다. 서사는 탄탄해지고, 캐릭터는 풍부해졌다. 모든 면에서 1편보다 낫다. 그런데 이 모든 장점을 갉아먹는 큰 장애물이 있다. '마약 전과'가 있던 배우 최승현(탑)의 약 먹는 연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시즌1은 게임과 생존 자체가 핵심이었다. 그에 비해 시즌2는 추격스릴러와 미스터리의 요소가 한층 강화됐다. 기훈과 준호(위하준)가 프론트맨을 비롯한 게임의 배후를 마주하고 궁극적인 승리를 일궈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자의 반, 타의 반 다시 게임에 참여한 기훈이 참가자들을 상대로 설득과 대결을 오가는 것도 흥미롭다. 생존과 추적, 두 가지 트랙을 적절히 엮어내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가지각색의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이 이야기에 풍부함을 더하는 가운데, 돋보이는 캐릭터는 노을(박규영)이다. 참가자가 아닌 그들을 저격하는 진행요원. 그의 시점에서 게임을 바라보게 되는 점이 새롭다.
전체적인 규모나 깊이감에서 확실히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됐다. 전편에 큰 재미를 못 느꼈던 시청자라도, 시즌2를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다만 전작의 단점이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전 세계 시청자를 겨냥한 듯한 할리우드식 과한 연출, 비현실적 상황과 지나치게 극적인 대사 등은 호불호가 있겠다.
무엇보다도 시청에 앞서 크나큰 걸림돌이 하나 있다. 은퇴한 래퍼 타노스 역으로 출연한 최승현이다.
최승현은 지난 2017년 대마초 흡입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누리꾼들과의 설전 끝에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복귀한다는 소식은 공개 전부터 시끌시끌했다.
황동혁 감독은 "철저히 검증했고 본인도 큰 노력과 재능을 보여 줬다"고 해명하며 "작품이 나오면 다시 한번 판단해 주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작품을 보니 더욱 이해가 가질 않는다. 마약 논란이 있던 배우가 극 중에서 약을 먹는다. 불안과 긴장 상태에서 약을 먹으면 텐션이 올라간다. 그 약이 무엇인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더라도,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마약으로 인지할 수 있다. 진정한 메소드 연기를 노린 것일까.
연기력이 논란을 없앨 만큼 뛰어난 것도 아니다. 되려 과한 연기는 보라색 헤어스타일처럼 혼자 너무 튄다. 그보다 연기 잘하는 배우가 얼마든지 있을 텐데, 도무지 알 수 없는 캐스팅이다.
'오징어 게임'은 자본주의의 극단적 폐해와 사회적 계층 문제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가 있는 작품이다. 돈 앞에 선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게 타락하는지 보여준다.
근데 최승현의 타노스 연기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 아닌가. 돈 많이 벌고 유명하기만 하다면 범죄 이력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입증해 보여주는 것이니. 스스로 이 사회의 문제를 입증해 보이며 메시지를 강화하려는 의도일까. 그게 아니라면 시청자를 기만하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한편 '오징어 게임' 시즌2는 26일 7부작 전편이 공개됐다.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조유리, 최승현, 원지안, 공유 등이 출연한다.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