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감독 -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송연화“보이지 않는 인간의 심리를 어떻게 시각화할 것인지란 물음에 교과서적 답에 가까운 연출”(김선영)을 보여준 송연화 감독이 올해의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미 “4부작 <멧돼지사냥> 때부터 뛰어난 연출력”(박현주)을 예견했으며 “매끈하고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심리 스릴러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를 통해 자신의 재능을 확고히 입증”(피어스 콘란)했다. “급격한 반전이나 추리가 아닌 심리적 혼돈을 밀도 있게 연출하는 높은 능력치”(위근우)와 “프레임이 ‘경계’를 담는 독창적 관점을 치밀하고 다양하게 제공”(정재현)한 솜씨는 “장르물을 탁월하게 연출해낼 수 있는 새로운 PD의 발견”(조현나)을 이끌었다. “매 장면 감독의 뚝심과 야심을 각인한 연출자의 완력은 올해 가장 독보적”(김소미)이었음에 틀림없다. 송연화 감독은 “밀도가 높은 이야기에 맞춘 몰입감을 구현하는 일”에 연출의 주안점을 뒀다. “초반부터 주인공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구성이다 보니 인물들의 상황과 감정에 맞춘 화면의 표현”을 중시했다. “현장에서 장소 세팅 등 배우들의 몰입을 도와주는 역할만 했는데도 배우들이 캐릭터의 진한 감정을 완벽히 표현해줬다”며 배우들에게 공을 돌리기도 한 송연화 감독은 “앞으로도 인간의 내면과 농밀한 감정을 깊이 있게 다루는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가겠다”라는 차후의 청사진을 밝혔다.
올해의 작가 <LTNS> 전고운, 임대형독립영화계의 스타 감독들이 협업한 <LTNS>가 올해의 작가 부문에 선정됐다. “에피소드마다 적절한 새 캐릭터와 사건을 풀어내며 상당히 다층적인 담론을 제공”(위근우)하고 “영리한 에피소드의 구조로 주인공들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덧칠해간”(피어스 콘란) 각본의 능수능란함이 돋보였다.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형태의 관계가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 보여준 차별점”(이자연)을 드러내는 동시에 “범죄와 섹스가 뒤엉켜 서사를 이끄는 점에선 묘하게 필름누아르적인 구석”(정재현)까지 보여주면서 주제와 재미의 동시적 성취를 놓치지 않았다.
“<LTNS>를 함께 쓰고 연출한 임대형 감독님과 함께한 모든 날, 모든 순간”을 기억한다는 전고운 감독은 “올 초에 공개돼 잊힌 줄 알았는데 연말까지 작품을 기억해준 것만으로 감사하다”며 “최고의 연말 선물을 받은 것 같다”라는 인사말을 남겼다. 임대형 감독은 “특히 4화를 찍던 날에 시간이 정말 모자랐지만, 절망하고 분노하고 체념하고 우울해하면서도 어떻게든 신을 살리겠다고 발악했던 그날의 전고운 감독님과 배우들의 얼굴이 떠오른다”라는 회상과 함께 <LTNS>가 “시청자들에게 쿨하고 웃긴 드라마로 기억”되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올해의 제작사 <대도시의 사랑법> 최태석 빅스톤스튜디오 대표
“하나의 원작, 네명의 감독, 여덟편의 에피소드. 흐트러지기 좋은 기획의 중심이 되어준 건 작품의 존재 자체를 응원하는 마음들이 아니었을까. 작품이 그 선의 이상의 설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프로덕션에 박수를 보낸다.”(남선우) 주제, 형식 측면에서 신선한 도전을 보여주며 올해의 시리즈 4위에 오른 <대도시의 사랑법>. 이 결과물은 신진 제작사 빅스톤스튜디오의 도전 정신으로부터 비롯됐다. 제작사 메리크리스마스와 <대도시의 사랑법>을 공동 제작한 빅스톤스튜디오는 오랫동안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하며 콘텐츠 산업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온 최태석 대표가 설립했다. 최 대표는 “회사를 새로 시작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에 가치를 뒀는데, 좋은 결과까지 주어지니 다행이고 감사”하다며 선정 소감을 시작했다. 이어서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지금 상황에선 충분히 좋은 호응을 받을 수 있겠다고 느꼈다”라며 <대도시의 사랑법> 제작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빅스톤스튜디오는 차기작으로 시리즈물 <페이크> <행복사대부고> <남강철> <드라마 그작자>와 다수의 영화제작을 준비하며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동시에 “콘텐츠의 소비문화가 여실히 바뀐 지금, 극장이란 공간의 의미 등을 고민하며 기획에 임하고 있다”(최태석).
올해의 남자배우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한석규“대사의 파급력과 무게를 통감하는 배우가 우리 곁에 존재한다는 축복.” (정재현)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프로파일러 장태수 역을 맡아 “매 순간, 가만히 응시하는 장면에서조차 공기의 밀도를 높이는 연기”(위근우)를 보여주며 농밀한 심리 스릴러의 중심을 이끈 한석규 배우가 시리즈 부문 올해의 남자배우로 선정됐다. 이로써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올해의 시리즈 1위, 올해의 감독(송연화), 신인 여자 배우(채원빈) 선정과 함께 연출과 연기, 작품성 측면에 있어 다수 평자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비탄의 누아르에 한석규보다 더 적역인 이름은 없다. 더욱 담백해진 연기로 베테랑의 존재감과 노련함을 체감케 했다.”(김소미) 장르물의 외피를 유지하는 동시에 딸 하빈(채원빈)과의 깊은 감정적 갈등을 보여줘야 했던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묵직함은 상당 부분 한석규의 존재감과 연기에서 기인”(조현나)했음이 틀림없다. 새삼 이 베테랑 배우의 연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소위 말하는 ‘차력쇼’ 타입의 연기가 아닌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는 것 역시 최근 보기 힘든 케이스”(위근우)였기 때문이다. 한석규 배우는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린다”라는 말과 함께 “남은 한해, 가족과 따뜻한 연말 되시길 바랍니다”라는 덕담으로 소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