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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밝혀야 해”‥‘하얼빈’, ‘서울의봄’ 제작사가 또 한 건 했다[영화보고서:리뷰]

원천:3377TV   출시 시간:2024-12-19
CJ ENM 제공

[뉴스엔 배효주 기자] 지금 이 시기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무언가를 담았다. 이미 모두 알 만큼 아는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다시, 꼭 극장에서 느껴야만 한다. 영화 그 이상의 경험, '하얼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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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개봉하는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은 안중근 의사가 1909년 중국 하얼빈역에서 일제강점기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패배한 후 살아남은 동지들과 '단지동맹'을 맺고 의거를 결심한 후, 실행에 옮기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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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이를 다룬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이 불과 2년 전인 2022년 12월에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얼빈'은 올겨울 극장에서 꼭 관람해야 할 작품임이 틀림없다. 역대 한국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다채로운 영상미를 선사함과 동시에, 작품이 전해주는 메시지 또한 각별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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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은 한국 영화 최초로 IMAX 포맷으로 특별 제작됐다. 몽골과 라트비아에서 촬영한 이국적인 풍광이 1.90:1의 화면비 확장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몽골은 만주로, 라트비아는 블라디보스토크의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꽁꽁 얼어붙은 시퍼런 호수와 광활한 붉은 사막, 1900년대 초반 동유럽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은 쓸쓸한 거리가 선사하는 시각적인 황홀함이 감탄을 자아낸다. 한 장면, 장면이 마치 명화를 감상하는 듯하다. 우민호 감독은 '하얼빈'의 아름다운 미장센에 대해 "한국 영화계가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OTT와의 차별성에 대해 고민했다"라 밝힌 바. 극장 관람, 특히 IMAX 포맷으로의 관람은 선택 아닌 필수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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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어우러지는 영화 속 대사들은 공교롭게도 최근의 '하수상한 시절'을 관통하고 있다. 기차 안의 이토 히로부미가 독립군을 언급하며 하는 "어리석은 왕과 부패한 유생들이 지배한 나라지만 백성들은 골칫거리다." "받은 것도 없으면서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라는 대사는 마치 현 시국을 노리고 쓴 듯하다. 안중근 의사의 "불을 밝혀야 한다." "어떠한 역경이 닥쳐도 멈춰서는 안 된다." "금년에 못 이루면 내년에 도모하고, 내년, 내후년, 100년까지 가서라도 독립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내레이션도 깊은 울림을 준다. 비상계엄으로 인한 탄핵 정국에 재조명된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과 '하얼빈'의 제작사가 같은 곳인 하이브미디어코프라는 점도 남다르게 다가온다.

탁월한 영상미와 메시지에 배우들의 열연도 잘 얹어졌다. 고독한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안중근 역의 현빈, 실존 인물인 독립군 우덕순 역의 박정민에 가상의 인물인 독립군 김상현으로 분한 조우진, 이창섭 역의 이동욱, 공부인 역의 전여빈 모두 제 몫을 잘 해냈다. 눈여겨볼 점은 이토 히로부미 역을 일본 유명 배우인 릴리 프랭키가 맡았다는 것인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비롯해 '바닷마을 다이어리', '어느 가족' 등에 출연했다. 이토 히로부미 역은 묵직한 존재감을 줘야 하는 만큼 실제 일본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 였을 것, 그리고 '하얼빈'은 그걸 해냈다. 안중근에 복수심을 품은 일본군 육군 소좌 모리 다쓰오 역에는 박훈이 활약한다. 삭발에 두피 문신까지 감행하며 일본군의 외관을 만든 그는 광기에 가까운 맹목적인 애국심을 소름 돋게 표현해냈다.

현빈은 영화 상영 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안중근 장군, 그리고 함께 했던 동지들이 역경이 와도 한 발 한 발 나아가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들었듯, 지금도 힘을 모아 한 발 한 발 내디디면 더 나은 내일이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하얼빈'의 해외 포스터에는 '포 어 베터 투모로우'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라는 문구가 지금 우리에게 의미 있는 말인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우리 영화를 통해 희망과 용기를 얻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망했다. 러닝타임 114분, 15세이상 관람가.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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