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파사-타카 관계 다룬 '라이온 킹' 프리퀄
유쾌함 덜고 더한 무게감
압도적 영상미 여전...음악은 '글쎄'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12월 18일 개봉(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탄생 30주년을 맞아 제작된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 그런데 제목을 차지한 무파사보다 어쩐지 타카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간다.
'무파사: 라이온 킹'(이하 '무파사')은 거대한 야생에서 고아가 된 어린 사자 무파사가 왕의 혈통이자 예정된 후계자 타카(스카)를 만난 후, 운명을 뛰어넘어 세상의 왕이 되는 여정을 그린다. 배리 젠킨스 감독이 연출했다.
떠돌이들이 자신의 운명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무파사는 물론 타카, 라피키, 사라비, 자주도 마찬가지 처지. 이들이 만나 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며 가족, 연대의 힘을 보여준다.
'라이온 킹' 심바의 아버지 무파사와 삼촌 스카의 관계를 다룬 프리퀄이다. '라이온 킹' 팬이라면 궁금했을 이야기다. 이와 함께 '라이온 킹' 속 상징에 얽힌 비밀도 모두 담겼다. 반가운 라피키, 사라비, 자주와 함께 하나씩 선물포장을 풀어보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주인공 설정이 잘못된 것 아닌가 싶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 분명 주인공은 무파사일텐데, 보다 보면 타카에게 더 관심이 쏠린다. 아마도 입체성의 차이일 터.
무파사는 선하고 용맹한 소위 '왕의 기질'을 타고났다. '라이온 킹'의 심바가 점차 성장해 가는 것과는 다르게 이미 완성형으로 보인다. 어떤 고난이 닥쳐도 원만히 극복하리라는 기대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만큼 전형적이고 평면적이다.
반면 타카는 끊임없이 고뇌하고 갈등하고, 변화한다. 형제를 간절히 원했으나 질투심은 배신으로 이끈다. 비겁한 겁쟁이지만, 우정 앞에 용기를 내는 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관객 입장에서는 비록 악역에 가깝더라도 뻔한 캐릭터보다 정이 가는 게 당연하다. 공감할 수 있는 여지도 크다. 차라리 더욱 과감하게 무파사가 아닌 타카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초원, 폭포, 설경 등 대자연을 담아낸 비주얼은 역시나 압도적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뻥 뚫릴 정도. 여기에 동물 캐릭터들의 디테일한 움직임 표현 역시 완성도가 뛰어나다.
'Circle of Life'(서클 오브 라이프) 'Hakuna Matata'(하쿠나 마타타) 등 '라이온 킹'을 상징하는 음악 테마들이 녹아들었다. 여기에 '형제의 배신' '말해줘 너라고' 등 린-마누엘 미란다 작곡의 새로운 곡들이 추가됐다. 그러나 이전 곡들이 워낙 강렬했던 탓인지, 상대적으로 밋밋하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전편과 가장 큰 차이는 유쾌함이 줄었다는 것. 티몬과 품바가 적재적소에 등장해 텐션을 올리기는 하나, 이야기의 분위기 자체가 꽤나 무겁고 진지하다. 중반부에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여지도 있다. 어른들은 사로잡을 수 있겠으나, 어린아이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한편 '무파사'는 12월 18일 개봉한다.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무파사 역 아론 피에르, 타카 역 켈빈 해리슨 주니어, 키로스 역 매즈 미켈슨, 라피키 역 존 카니, 사라비 역 티파니 분, 티몬 역 빌리 아이크너, 품바 역 세스 로건, 키아라 역 블루 아이비 카터, 자주 역 프레스턴 네이만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