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얼빈'으로 돌아온 우민호 감독을 만났다. 안중근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하얼빈'의 중반부에 정우성이 특별 출연으로 등장한다. 진지하고 숭고한 이야기의 진행 중 혼외자 논란의 정우성이 등장하자 느닷없이 영화 속 세상에서 현실 세계로 소환되는 느낌이 들었다. 정우성의 등장 장면을 편집하려면 그 전의 많은 분량도 통째로 걷어내야 해서 불가능했을 것 같기는 했지만 그의 장면에 대해 어떤 고민을 했었냐는 질문에 우민호 감독은 "이미 편집이 끝난 상태였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라는 답을 했다. 그러며 "대중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현재 디즈니 의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도 정우성과 함께 촬영 중인 우민호 감독은 "지금도 작업 중인데.. 현장은 일을 해야 하니까. 주어진 거니까. 열심히 찍고 있다"며 정우성의 근황을 대신 밝혔다.
정우성은 최근 모델 문가비와의 사이에서 혼외자를 인정했다. 싱글인 정우성이 불법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고 자신의 아이에 대해 "아버지로서 책임을 지겠다"며 청룡영화제를 통해 전 국민에게 생방송으로 의지를 밝히기도 했지만 일반인에게 DM으로 플러팅, 비연예인 여성과의 인생 네 컷 사진 유출 등으로 그동안 '난민 보호' '미혼모 캠페인' 등으로 쌓았던 선한 이미지에 스크래치가 난 상태다.
우민호 감독은 정우성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당시에는 독립운동을 하다가 길을 잃은 사람이 많았다더라.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독립운동이라는 게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끝이 보이지 않으니까 그런 두려움에 결국 좌절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포기한 인물을 보여주고 싶었다. 당시에 독립운동을 한 투사들도 있지만 중간에 포기하고 길을 잃은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하며 영화의 전체적인 메시지에서 필요한 인물이었다는 말을 했다.
영화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으로 12월 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