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CJ ENM 제공)[뉴스엔 배효주 기자] 손예진과 결혼하고 아들을 낳은 후 "모든 것이 다 변했다"는 현빈. 그는 "아이가 자라 '하얼빈'을 볼 나이가 되면, 아빠가 안중근을 연기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작품을 향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에 출연한 현빈은 12월 19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개봉을 앞둔 소감 등을 밝혔다.
현빈(CJ ENM 제공)오는 24일 개봉하는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안중근으로 분한 현빈은 조국을 빼앗긴 시대를 살아가는 자의 외로움과 독립운동으로 인한 불안감, 책임감 등 다양한 감정 연기와 액션을 보여준다.
현빈(CJ ENM 제공)그간 실존 인물이자 위인인 안중근 의사를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무게감을 고백해 왔던 현빈. 그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한 작품 중 가장 힘들었다"고 밝히며 "신체적인 힘듦은 아니었다. 정신이 힘들었다. 몸이 힘든 건 잊고 살았다. 압박감, 무게감도 힘들었지만 뭔가를 찾아내야 하는 그 과정이 외롭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어떻게 목숨을 희생할 생각을 하셨을까? 지금도 제가 생각할 수 없는 범주다"고 말한 현빈은 "안중근 의사에 대한 자료를 다 찾아봤다. 그 분이 거사를 결정하기까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고민했다. 생각과 상상을 통해 만들어 나가야 하는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현빈(CJ ENM 제공)'하얼빈'은 2022년 11월 20일 크랭크인했다. 그해 3월 결혼한 현빈과 손예진 부부는 '하얼빈' 촬영이 시작되고 일주일 후인 11월 27일 득남했다. 당시 현빈은 '하얼빈' 촬영을 위해 몽골로 출국한 상황이었지만, 출산 전 귀국해 아들 탄생의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이에 현빈은 득남 후 촬영장으로 돌아가야만 했던 본인의 상황을 밝히며 "그 상황에선 아내도 외로웠을 거다"고 말했다.
현빈(CJ ENM 제공)그러나 손예진의 배려 덕분에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현빈은 "같은 배우이기 때문에 작품의 특성 상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끝나고 나서 '고생했다', '수고했다'는 말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됐다. 본인도 힘들었을 텐데, 그렇게 표현해 준 자체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 작품 시작 직전에 아이가 태어난 만큼, 이런 생각도 해봤다"라고 말문을 뗀 현빈은 "나중에 아이가 이 작품을 볼 수 있을 때,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네가 태어났을 때 아빠가 안중근을 연기하고 있었다'고. 아이를 위해서라도 이 영화를 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현빈-손예진"'하얼빈'만 보여줄 거냐" "손예진과 함께 촬영한 '협상'과 '사랑의 불시착'도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에는 웃으며 "'협상, '사랑의 불시착' 다 보여줄 거다. 엄마 거 위주로 보여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사랑의 불시착'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바, 한류 스타로서 항일 영화에 출연하는 데 대한 부담은 없었냐는 질문에 "그런 우려는 저보다 주변에서 더 많았다"고 말한 현빈은 "이 영화는 우리의 아픈 기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잊으면 안 되는 하나의 기록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배우로, 우리나라를 자리 잡게 만들어 주신 분을 연기한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라 생각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앞서 현빈은 '하얼빈' 출연을 고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건 '안중근 장군'이란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존재감과 부담감 때문이지, (일본 인기는)1%도 작용하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힌 그는 "'사랑의 불시착' 영향도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안중근 장군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제안이 들어온 적은 있었다"고 말하며, "일본에서 제작하는 작품이었다"는 뜻밖의 뒷이야기를 귀띔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터뷰 내내 아내 손예진과 일본 인기 등 자칫 민감할 만한 이야기도 모두 솔직하게 털어놓은 그는 "(결혼, 득남 후)다 바뀌었다. 사람은 변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고, 점점 제가 변하는 과정들이 대중에 보여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