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개봉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 리뷰'무파사: 라이온 킹' 스틸 컷*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실사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감독 배리 젠킨스)은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1994)과 실사 영화 '라이온 킹'(2019)의 프리퀄이다. '라이온 킹'이 삼촌 스카의 계략으로 프라인드 랜드의 왕이자 아버지인 무파사를 잃은 어린 사자 심바가 제자리를 찾는 과정을 그린다면 '무파사: 라이온 킹'은 심바의 아빠 무파사(아론 피에르 분)가 왕으로 우뚝 서기까지의 지난한 시간을 담아냈다.
'무파사: 라이온 킹'은 심바와 날라의 딸인 키아라가 동생을 출산하기 위해 떠난 엄마와 아빠를 기다리며 라피키(존 카니 분)에게서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집을 떠나 있는 엄마와 아빠가 그리운 키아라(블루 아이비 카터 분)는 자신을 달래주던 품바(세스 로건 분), 티몬(빌리 아이크너 분)과 함께 라피키의 영묘한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무파사: 라이온 킹' 스틸 컷'무파사: 라이온 킹' 스틸 컷어린 무파사는 엄마 아빠와 전설 속의 낙원 밀레레를 꿈꾸며 이동하던 중 대홍수를 만나 길을 잃고 만다. 물속에 뜬 채 악어떼의 공격을 받기 직전, 그 지역 왕의 아들인 타카의 도움으로 구출된 무파사. 타카는 무파사의 등장에 오랫동안 소원해 온 형제가 생겼다며 기뻐하지만, 아들을 왕으로 키우고자 하는 타카의 아빠 오바시는 무파사를 무리에 받아주지 않으려 한다. 오바시의 아내이자 타카의 엄마인 에쉐의 도움으로 겨우 무리에 받아들여진 무파사는 암컷들 무리에 군식구로 머물며 오바시의 눈칫밥 속에 살아간다.
오바시의 갖은 구박과 경계 속에서도 타카(켈빈 해리슨 주니어 분)와 무파사의 우정은 깊어져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외부자들의 무리가 오바시 무리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막강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었고 오바시와 에쎄는 무파사에게 타카를 부탁한 뒤 함께 그곳을 떠나라고 명한다. 무파사는 왕의 아들인 타카에게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한다.
'무파사: 라이온 킹'은 원작 '라이온 킹'에서 그려졌던 무파사와 스카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두 사자는 친형제가 아니다. 또한 무파사는 왕의 혈통이 아닌 길 잃은 사자지만, 자신의 타고난 성정과 용기로 수많은 동물의 지지를 받으며 왕이 된다. 20세기에 나온 전편 '라이온 킹'이 아버지의 혈통을 이어 왕이 되는 왕자의 이야기로, 다소 전근대적 서사였다면 21세기에 나온 프리퀄 '무파사: 라이온 킹'은 이 같은 서사적 한계를 극복한 모습이다. "왕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거듭난다"는, 왕의 혈통이 아니지만 용기와 지혜로 왕이 되는 무파사의 모습을 통해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다분히 현대적이다.
'무파사: 라이온 킹' 스틸 컷'무파사: 라이온 킹' 스틸 컷'무파사: 라이온 킹' 스틸 컷전편에서 악당으로 그려졌던 스카에게 새로운 서사가 부여된 점도 흥미롭다. 영화는 단순히 스카를 악당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해맑고 순수했던 타카가 어떤 과정을 통해 어그러진 마음을 키우게 되는지 보여주며 현대적인 이야기와 캐릭터가 갖춰야 하는 복합성과 복잡성을 잘 살려냈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라이브 액션'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은 듯 보인다. 밀림 사자들의 실감나는 기개와 전투력 묘사는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기존 타깃 층인 어린이들에게는 조금 공포일 수 있겠으나, 어른들에게는 '볼만하다'는 느낌을 준다.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 등을 비롯한 수많은 추억 속 명곡들이 가득한 전작에 비해 음악이 주는 임팩트는 크지 않다. 전편 '라이온 킹'의 각본을 썼던 제프 나단슨이 각본을 썼고 '문라이트'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배리 젠킨스 감독이 연출했다. 러닝타임 118분. 18일 개봉.